물리를 잘 모르는 (혹은 싫어하는) 사람도 이 공식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조금 더 물리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이 공식이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을 설명한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대중적으로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이라고 알려진 이 공식을 나는 당연히 뉴튼이 만든 줄 알고 지내왔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 중에서도 뉴튼이 만들었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꽤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에서 배운 물리학 교과서에서는 이 공식을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이라고만 설명할 뿐 누가 이 공식을 만들었는지는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만들었을까?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면 저 공식을 왜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이라 부르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지금부터 이 공식의 탄생배경에 대해 알아보자.
F = ma는 앞서 기술한대로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을 설명하는 공식이다. 그렇다면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은 정확히 무엇일까?
뉴튼은 그의 저서 프린키피아(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를 통해 자신의 운동법칙을 정의했다. 그는 운동 제2법칙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운동(량)의 변화는 가해진 힘에 비례하며, 가해진 힘의 직선 방향대로 이루어진다.
(Corpus omne perseverare in statu suo quiescendi vel movendi uniformiter in directum, nisi quatenus illud a viribus impressis cogitur statum suum mutare.)
이 법칙의 의미를 해석해 보자면 힘은 운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며 힘을 받은 물체는 힘의 방향에 직선방향으로 움직인다.라고 풀이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뉴튼은 그의 법칙에 대해 어떠한 방정식(equation)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프린키피아는 뉴튼 생전에 3판까지 출판이 되었는데, 출판된 책 어디를 보아도 F = ma라는 공식은 없다. 뉴튼은 자신의 법칙을 증명하는데 어떠한 대수적(algebraic)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명제(Proposition)와 정리(Theorem) 그리고 기하학(Geometry)을 사용해 자연현상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누가 F = ma라는 공식을 처음 사용했을까?
프린키피아의 영어 번역서를 출간한 바 있고 하버드 대학교의 과학사 교수였던 Bernard Cohen 박사에 따르면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을 미적분(calculus)을 사용한 대수적 등식으로 만든 최초의 인물은 Jakob Hermann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헤르만은 자신의 저서 Phoronomia(1716)에서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을 다루었는데, 여기서 다음과 같은 수식이 등장한다.
G = Mdv : dT
이는 비례식 표현으로 G = Mdv/dT와 같다. 여기서 G는 무게(weight) 혹은 변화하는 중력을 의미하고 M은 질량(Mass) v는 속도 T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속도를 시간에 대해 미분한 값 즉 가속도와 질량의 곱이 힘과 같다는 개념을 대수적으로 정립한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헤르만의 먼 친척으로 알려진
Leonhard Euler가 1776년 Novi Commentarii Academiae Scientiarum Imperialis Petropolitanae라는 저널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위치의 시간에 대한 이계도함수가 가속도(acceleration)라는 것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뉴튼의 운동 제2법칙을 힘, 질량 그리고 가속도를 사용해 표현했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이 대중화되어 후대에 널리 쓰이게 된다.
헤르만과의 차이점이라면 헤르만은 가속도에 대한 개념과 수학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던 반면 오일러는 이를 분명히 하고 가속도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가속도의 개념은 오일러 이전에 갈릴레오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정의한 바 있지만 갈릴레오 당대에는 수학의 주류가 기하학이었기 때문에 이계도함수를 활용한 가속도의 표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좌표계, 미적분학의 창시 등 수학의 눈부신 발전이 있은 후 수학의 주류가 빠르게 변화하던 오일러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가속도의 표현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 표현이 현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F = ma이다.
하지만 아직도 의문이 남을 것이다. 보다시피 오일러는 수식에 가속도를 "a" 라고 표기하지 않고 아래 수식으로 표기했다.
그렇다면 가속도를 이계도함수가 아닌 "a"라고 표기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래서 정확히 현재 대중들에게 알려진 F = ma라는 표기는 누가 시작한 것일까?
이에 대해 필자가 끈기있게 조사도 하고 문의도 해봤지만 명쾌한 해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확실한 팩트는 전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면 오일러 이후 라플라스, 라그랑주 등 후대 학자들의 저서를 보아도 F = ma라는 표기는 없었다. 후대 학자들 역시 위치에 대한 이계도함수 표기를 사용했으며 이를 기본 전제로 삼았다. 따라서 후대에 어떠한 특정 저명한 학자에 의해 F = ma라는 표기가 굳어졌다기보다는 19세기 이후 공교육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물리학이 교과목에 포함되었고 이에 따라 중, 고등학생들이 물리학을 배우게 되었는데 교육과정상 미적분학을 모르는 상태에서 미분 표기를 공식에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이 수식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되니 미분 표기를 a로 대체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정리하자면
많이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고 앞으로 더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몇 일 남지 않은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고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I.Bernard Cohen, Anne Widman, The Principia A new Translation and guide, Californi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 Ajay Sharma, Newtons's Generalized form of second law gives F = ma, IOSR Journal of applied physics(Mar-Ap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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