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물리학 공부건 다른 공부건 공부는 참 실행하기 어렵고 재미가 없다. 매번 시간 나면 공부해야지 마음을 굳게 먹어도 막상 시간이 나면 공부는 안하고 영화보고 게임하고 딴 짓하기 일쑤다. 그래서 오늘은 왜 물리 공부가 하기 싫은지 개인적으로 원인을 생각해보고 원인을 알면 해결책이 보일테니 해결책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니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어렵다. 왜 어려울까? 내가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을 잘 살펴보면 책 혹은 교수님이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는 물리적 개념과 수학적 개념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는 개념이 많을수록 더 어렵다고 느낀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고전역학에서 복원력에 대해 배운다고 하면 이때 복원력을 나타내는 함수 F(x)를 연속적인 미분계수를 가진 테일러 급수로 전개하여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복원력이란 무엇인지, 또 함수 F(x)는 왜 연속적인 미분계수를 가지는지 그리고 테일러 급수는 또 무엇인지 각 개념을 하나라도 모른다면 복원력에 대해 이론적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의 설명을 들어도 교과서를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모르는 개념이 많을수록 자신의 현재 학문적 수준에 대비하여 높은 난이도의 학문에 도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명한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교수에 따르면 구체적 활동에 대한 경험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기술(skill) 다른 하나는 도전(challenge)이다. 자신의 현재 기술 수준과 직면한 도전과제의 난이도가 조화를 이루어야 플로우(Flow)상태, 즉 몰입감을 느끼는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기술 수준에 비해 도전과제의 난이도가 현저히 높다면 불안감을 느끼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술 수준을 더 높이던지 아니면 도전과제의 난이도를 낮추던지 그 것도 아니라면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
이 이론을 물리 공부에 적용시켜보면 현재 직면한 개념의 수준이 나의 학문적 수준으로는 곧장 이해할 수 없다면, 다시 내가 모르는 개념들을 하나씩 공부해 나가야 한다. 이는 시간을 꽤나 들여야하며 모르는 개념들이 많을수록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한다. 또한 자신의 수준에 한탄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개념을 힘들게 이해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못하겠다면 도전 과제의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 자신이 대학교 물리학과 학생이라면, 다시 중ㆍ고등학교 수준의 물리학을 공부해서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난이도가 낮아진 만큼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수월하지만 자신이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없고 그렇게 쉬운 도전 과제를 지속하다보면 지루함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지루함에 빠지면 역시 몰입감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결국 이 방법 또한 시간이 지나면 몰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바로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다. 즉, 공부를 안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물리학이 어렵고 따분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럼에도 물리학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매진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 그 이유는 자신이 물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좋아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이 물리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뚜렷한 경우에도 물리학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물리학과 학생들이 물리학을 공부하는 동기는 자신의 내적 성장과 장래 목표와 무관하다. 당장 눈앞에 있는 시험을 잘 보고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공부하거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한다. 이러한 공부의 문제점은 자신의 흥미와 목표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교수가 짚어준 부분, 그리고 대대로 내려오는 족보의 풀이만 달달 외워 시험 점수만 잘 받기 위해 공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점은 잘 받을지 몰라도 물리학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없고, 물리학에 대한 더 넓고 깊은 이해와 한층 더 성숙한 식견을 가질 수 없게된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또한 최적 경험 즉,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에 온전히 몰입한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 경험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하고 이를 자기 목적적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사람은 자기 목적적 경험을 통해 자아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돈을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자기 목적적 경험이 아니다.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는 경험 자체가 돈을 버는 목적을 달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을 벌고 못벌고는 투자에 대한 결과이며 투자를 하는 경험 자체는 그 목적을 달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리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물리 공부의 경험 자체가 아닌 물리 공부의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물리 공부 경험 자체는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물리 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 생각에 첫 째는 자신이 물리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목표를 먼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본다. 자신이 이렇게 어렵고 따분한 물리 공부를 시간을 들여 할만한 동기를 스스로 알고 있지 못한다면 물리학을 공부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흥미를 따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진도나 교과과정에 따라 공부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수준을 인지하고 이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공부한다면 더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1. 일반역학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 저자 : Stephen T. Thorton, Jerry B. Marion (역: 강석태), CENGAGE
2. 몰입 Flow -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역 최인수), 한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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